어느 50대 구직자가 돌아본 ‘2024년 서울 중장년 일자리박람회’ 이모저모

 

 

7월22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중장년 일자리박람회가 열리는 날이다. 김영철 씨(가명)는 55세의 나이에 퇴직 후 새로운 직업을 찾는 상황이었다. 일자리박람회는 기업 인사담당자가 현장에서 즉석 면접을 통해 곧장 채용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해서 김영철 씨는 오늘 박람회가 새로운 시작의 발판이 되길 기대하며, 설렘 반 긴장 반으로 박람회장에 들어섰다.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온다고 왔는데, 시작 시각 10시가 되기도 전에 이미 박람회장 입구는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로 구직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인파는 등록작성대와 등록데스크에 몰려있었고, 운영요원들도 친절하게 안내하느라 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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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작성대와 등록데스크에 몰려있는 구직자들 ⓒ 홍보서포터즈 구세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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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직자들이 입장을 위해 줄 서 있다 ⓒ 홍보서포터즈 구세완

 

 

김영철씨는 박람회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면접 및 상담 신청을 했기 때문에 다소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다.

 

먼저 행사장 입구 우측에 있는 박람회 안내판을 꼼꼼히 훑어보았다. 행사개요, 특강프로그램, 상세프로그램, 부스배치도, 박람회 참가기업 들의 리스트가 한눈에 들어온다. 재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곳이면 가능한 많이 둘러볼 계획이다. 

 

 

사진+3.jpg ▲ 박람회 안내판을 꼼꼼히 들여다보는 어느 구직자 ⓒ 홍보서포터즈 구세완

 

 

김영철 씨는 IT관련 업체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리고 싶어 IT 기업에 사전 면접 예약을 한 상태다. 부스 배치도를 보니 IT기업은 기술존(제조, 통신, IT 등) 부스를 찾아가면 되었다.다른 둘러볼 만한 곳의 위치도 부스 배치도를 통해 확인했다. 입구에서 가장 안쪽에 메인 행사 진행을 위한 무대가 있고, 무대에서 정면으로 행사 주관 및 후원사의 홍보관 그리고 헤드헌팅, 직업 체험 등을 위한 부대행사관이 배치되었다. 그 좌우로 중장년층 구인 기업 70여 개 사의 채용관이 배치되었는데, 채용관은 가, 나, 다.... 바 순으로 비즈니스존(금융, 컨설팅, 교육, 마케팅, 영업 등), 서비스존(서비스, 식품, 호텔/리조트 등), 복지존(사회복지, 보건, 돌봄 등), 하이서울존(서울시가 인증하는 우수 중소기업), 기술존(제조 통신, IT 등), 운수/시설관리존(운수, 시설, 경비 등)으로 구분해서 구직자가 원하는 기업 부스를 편리하게 찾아가 상담 및 면접을 진행할 수 있도록 배치되었다.

 

 

사진+4.jpg ▲ 부스배치도 색깔로 구역을 확인하면 찾기 쉽다 ⓒ 홍보서포터즈 구세완 



사진+5.jpg ▲ 70여개 박람회 참가기업. 2024년에 어떤 기업들이 중장년 일자리박람회에 참가하였는지 알아보자 ⓒ 홍보서포터즈 구세완

 

 

 출입구를 통과하여 안으로 들어가니 정면에 문서지원실이 보이고, 우측 채용공고게시대 앞에서 구직희망자들이 채용공고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사진+6.jpg 중장년 구인 희망 기업인 세스코, 현대홈쇼핑 등 70여 개가 참여한 가운데 구직희망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옆으로 돌아서니 내일(my job!)설계관이라는 공간이 펼쳐진다. 이곳에서는 컨설턴트와 1:1 상담을 통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 현장 매칭 등 취업 컨설팅과 경력설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김영철씨는 미리 준비해 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대한 점검을 받아보려고 부스 앞에까지 갔다가 상담 대기자가 많아 발길을 돌렸다.

 

 

사진+7.jpg ▲ 내일(my job!)설계관 ⓒ 홍보서포터즈 구세완

 

 

홈페이지에서 사전에 예약하고 이력서를 미리 준비한 구직자는 예약시간 10분 전까지 해당 부스를 찾아가 면접을 보면 된다. 김영철 씨도 예약한 시간에 맞추어 지원한 IT업체의 부스를 찾아 면접부터 보았다. 경력을 중심으로 한 자기소개, 지원동기, 입사 후에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등 현장 면접관이 질문하는 내용에 대해 조금은 긴장이 되었지만 비교적 자신 있게 답변하여 느낌은 좋았다. 부디 합격 통지를 받고 싶은 마음 간절했다.

 

원하는 기업에 면접을 마치고, 다른 직군에도 몇 군데 더 지원해 볼 생각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마침 메인 무대 쪽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께서 일자리박람회 개회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오세훈 시장님은 "저출산·고령화로 청년 인력 공백을 대체할 중장년 일자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장년에 대한 취업지원은 개개인의 일자리 문제를 넘어 기업의 성장 동력이자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민간 일자리와 연계해 채용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중장년의 미래 설계를 적극 돕겠다."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 시장님이 중장년 인적자원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계신다고 생각했고, 민간 일자리와 연계한 채용 기회를 확대하는데 더욱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해 주셔서 구직자의 한 사람으로 감사했다.

 

 

사진+8.jpg ▲ 2024년 서울 중장년 일자리박람회 개회사를 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 홍보서포터즈 구세완

 

 

메인 무대 우측으로,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부스가 보인다. 그동안 TV에서 불쌍한 아프리카 어린이와 함께 의료봉사를 하는 의사가 나와서 후원모집 광고를 하던 화면에 익숙했던 단체이기에 눈길이 갔다. 지원을 위해서라기보다는 호기심으로 부스 앞에서 다른 구직자들이 상담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관계자의 설명에 의하면, “국경없는의사회 해외 구호활동가 인력은 의료직군과 비의료직군으로 나눠 상시 모집하며, 연령 제한은 없다. 해외 파견 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정도다”라고 하며, “이번 박람회에서는 직원채용, 회계 관리를 담당하는 인력과 건설, 물자·인력 수송 등을 담당하는 인력을 모집한다“라고 설명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으로 해외 파견에 관심이 있는 구직자라면 홈페이지에서 수시로 확인하여 지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진+9.jpg ▲ 국경없는의사회 비의료직군 해외 파견에 관심을 가지고 상담을 위해 줄 선 모습 ⓒ 홍보서포터즈 구세완

 

 

발길을 돌려 부대행사관이 있는 곳으로 왔다. 라이프플래닝연구소, 시니어앤파트너즈, 4050인턴십 3곳의 취업준비존, MBTI직무컨설팅, 이력서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면접준비존, 챗GPT 및 이모티콘 만들기를 통한 디지털 기술 및 최신 콘텐츠 체험, 서울정수폴리텍대학 입학상담, 한국폴리텍대학 신중년특화과정(패션 & 조리) 등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직업체험존이 있다.

 

 

사진+10.jpg ▲ 부대행사관(취업준비존, 면접준비존, 직업체험존) ⓒ 홍보서포터즈 구세완

 

 

라이프플래닝연구소와 시니어앤파트너즈 두 회사는 헤드헌팅 부스를 운영하는데, 여기서는 현장에서 부스를 운영하지 않는 기업들의 경력직 채용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김영철 씨는 시니어앤파트너즈와의 상담을 통해 재취업과 관련한 도움을 받았고, 본인의 이력서도 등록했다. 이 회사는 주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인력난 해결을 위해 시니어 전문가를 매칭 해준다. 4050인턴십 부스에서는 풀타임/파트타임의 중장년 인턴십을 안내하고 접수도 받고 있었다.

 

 

 

▲ 중장년 채용 친화기업 세스코에 면접을 보려고 줄 선 구직자들 ⓒ홍보서포터즈 구세완

 

 

김영철 씨는 자신의 경력을 살린 IT기업의 면접 외에 마음 같아서는 구인기업 70여 곳에 모두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보고 싶었으나, 많은 구직자들이 몰려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기로 하고, 세스코, KT텔레캅 두 곳에만 면접을 추가로 더 보았다. 세스코는 종합환경위생기업으로 특별한 경력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중장년층 채용에 적극적인 기업이라 해서 면접을 보게 되었고, 면접에서는 고객을 대하는 서비스 마인드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에 포커스를 맞추어 집중적으로 어필했다. KT텔레캅 역시 특별한 경력보다는 경비 업무의 특성상 요구되는 건강한 체력과 성실성에 대해 잘 표현해 보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이제 박람회 부스를 통해 김영철 씨가 보고자 했던 면접과 상담은 대략 모두 끝났다. 김영철 씨가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를 돌아보며 느낀 소감은 한마디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것이다. 재취업에 대한 열정과 의지만 있다면, 예전처럼 ‘나이 때문에 받아주는 곳이 없다’거나 ‘정보가 부족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없다’는 얘기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일자리박람회에 나와 보니 직업훈련, 구직정보, 구직상담, 그리고 면접을 통한 채용까지 모든 것이 한자리에서 해결 가능했고, 기관들의 홈페이지만 잘 활용해도 구직과 채용에 관한 정보는 넘쳐날 것 같다. 이런 네트워크를 알게 된 것만 해도 김영철 씨는 박람회에 나온 성과라 생각했다. 이제는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경험과 역량,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중장년층을 선호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일자리 인력의 대안으로 중장년층이 떠오르고 있는 것 같다.

 

 

 

▲ 서울 중장년 일자리박람회가 계속해서 성장, 발전하여 중장년 일자리 문제 해소의 장이 되기를 기원한다. ⓒ홍보서포터즈 구세완

 

 

‘2024년 서울 중장년 일자리박람회’는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이 공동 주관하여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는 행사다. 작년 제1회 박람회에서는 구직자 2235명, 기업 61개사 참여했는데, 금년 제2회 박람회에서는 총3414명의 구직자와 중장년 구인 희망기업 71곳이 참가했다는 공식 기록이고 보면, 횟수가 거듭될수록 중장년 희망기업과 구직자의 명실상부한 일자리 문제 해소의 장으로 자리 잡게 될 것 같다.

 

앞으로도 더 많은 기업이, 더 많은 구직자가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를 통해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 박람회에서 기업의 면접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원하는 직장에 취업 성공을 응원한다. ​

 

 

 

홍보서포터즈 구세완(swkoo02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