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좋아하시나요? 연극을 좋아하시나요?

내가 쓴 글을 연극으로 만들어보는 희곡 작가는 어떤가요?

저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소설 습작은 해보았지만, 희곡 습작은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렇지만 제 글이 무대에 올라간다면 어떨지 상상해 본 적 있는데요.

 

 

사진1-무대.jpg

무대 (출처 : Pixabay)

 

 

20243학기에는 서대문50플러스센터의 함께하는 학교에서 김은정(극단 이음 대표 및 연출, 신한대학교 공연예술학과 겸임교수)강사에게 4주간 희곡 작가가 될 수 있도록 희곡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있다고 해서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1강에선 연극에 대한 개론 수업을 받으며 소설과 영화, 희곡의 차이를 알아보고 희곡의 형식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함께하는 학교]4주간 희곡작가 되어보기 바로가기

 

 

 

 강의 모습 (출처 : 서대문50플러스센터)

 

 

요즘에는 소설이 연극으로 각색되어 공연되기도 하는데요. 김보영의 소설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박문영의 소설 <지상의 여자들> 등이 있죠. 

희곡은 상연되는 것을 목적(연극의 대본)으로 합니다. 대사와 행동으로 사건이 전개되어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받으며 대립과 갈등을 본질로 하는 문학입니다. 희곡은 무대에 있는 인물들의 대화를 들으며 관객과 배우가 직접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희곡 작가는 연극 대본을 쓰는 이들을 말합니다.

 

 

사진+3-글을+쓰는+사람.jpg

글을 쓰는 사람 (출처 : 작가 katemangostar, Freepik)

 

 

강사는 서울문화재단 서울연극센터에서 발행하는 웹진 연극in’을 소개해 주었는데요. 웹진에서는 극을 만들고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기획과 리뷰뿐 아니라 희곡 쓰기에 대한 열정을 자극하고 작품 발표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10분짜리' 희곡을 투고 받고 있는데요. 첫 시간에는 수강생들이 10분이라는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고등학생이 썼다는 10분 희곡을 함께 읽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웹진 연극in 소개 ⓒ (출처 : 서대문50플러스센터)

 

 

이어 수강생들과 모둠 별로 모여 대화하고 그 대화를 작성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수강생은 희곡을 써본 경험이 없었는데요. 대화를 한 이유는 캐릭터를 잡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상대방의 말투를 기억하여 써보면 성격이 나오면서 인물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모둠별 진행 (출처 : 서대문50플러스센터)


1강에서 무대 지문을 쓰고 인물을 만들었다면 2강에서는 공간을 특정하여 대본을 쓰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마음에 드는 그림을 선택하고 그림을 보고 지문 써보기를 해보았습니다. 강사는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나 표현주의 화가 뭉크의 작품 예시를 들여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 그림을 선택하고 지문을 써보는 연습을 하라고 권유했는데요. 강사가 만들어놓은 네이버 카페에 올린 수강생들의 글을 읽어보고 강사의 피드백을 읽어보니, 같은 그림이어도 사람에 따라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6-에드워드+호퍼의+그림.jpeg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Edward Hopper, Automat (1927)

 

 

3강에서 플롯 짜기를 통해 흐름과 변화, 선택과 배열을 익히게 되었는데요. 3강과 4강에서는 수강생들이 직접 쓴 희곡을 낭독해 보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글을 쓴 작가가 지문을 읽을 수강생을 정하고 다른 수강생들에게 어울릴 등장인물을 읽도록 요청하면 수강생이 그 인물의 대사를 읽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수강생들이 자신이 맡은 배역이 돌아올 때 감정이입을 하면서 낭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마루방에서의 낭독 (출처 : 서대문50플러스센터)

 

 

수강생들이 쓴 글 제목만 봐도 정말 다양하죠만나고 싶지 않는 우연한 만남, 6개월간의 외박, 파리가 파리가 아니야, 무당집 살인사건, 태산명동 서일필, 그곳의 공기, 나도 할말 있어, 같은 곳을 보며  <장난감>, 논문이냐 삶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좋은 할머니를 주고 싶었어, 피치못할 운동, 명당, 무제, 어느 콜센터에서의 하루 등입니다.

 

 

사진+8-수강생들의+글.jpg

수강생들의 글 홍보서포터즈 송지영


소재는 죽음, 치매, 자녀 문제, 추리, 사회문제에 이르기까지 무척 다양했는데요. 수강생들의 글은 처음 쓰는 희곡인데도 강사가 설명한 대로 인물을 설정하고 글을 쓴 모습이 좋았습니다. 낭독을 통해 작가는 다른 사람들이 낭독하는 글을 들으며 글을 쓸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강사는 플롯의 개념이 중요하지만, 초보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쓰고 다 쓴 다음에 하나씩 추려내며 수정하라고 하였는데요. 수강생들이 어려워하니 익숙한 이야기들을 여러 개의 단락을 쓰고 이야기의 구조를 바꿔주면 훨씬 좋을 것 같다고도 하였습니다.

 

 

 

플롯 만들기 (출처 : 서대문50플러스센터)

 

 

4주간 희곡 작가가 되기 위해 글을 쓰면서 어떤 글을 쓸지 많이 고민했는데요. 제가 가장 오래 일했던 고객센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내 경험에서 이야기가 나오고, 다른 이야기를 하려면 많은 조사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영감이 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많은 조사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고 글을 써보고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앞으로도 조금씩 희곡 대본을 쓸 생각인데요. 어떤 수강생처럼 AI가 등장할지, 취미를 쓰게 될지 알 수 없고, 무대에 올라가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강사의 말처럼 자신을 펼쳐내고, 글을 다 쓰고 완성한 경험을 하는 것은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니 계속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서대문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직간접 경험을 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홍보서포터즈 송지영(jysong50plu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