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에 앞서]

 

고령화, 가족의 해체로 인하여 고령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노년의 삶 또한 장기화 되고 있다.

그러나 극소수 부유층을 위한 실버타운 이외 절대 다수 서민 중산층을 위한 마땅한 노후주거 대안이 없는 현실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의 도시 노인가구는 어쩔 수 없이 살던 집에 머물거나 협소주택에서 불편하고 불안한 생활을 유지함으로 인하여 시간이 갈 수록 많은 위험에 노출이 되고 있다.

 

호모헌드레드(白壽) 시대, 길어진 인생후반전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는 개인적인 차원뿐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다루어야 할 과제이다.

이에 우리는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공동체주택을 시니어의 대안적 주거 및 삶의 공간으로써 조명하고 그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한다.

 

 

 

 

 

 

출처 : 더함플러스협동조합 www.facebook.com/thehampluscoop 

 

 

 

 

시니어공동체주거, 지금은 공동체를 이야기 하지만 나도 처음에는 공유주택의 경제적 효용성에 중점을 두고 접근을 했었다.

 

혼자서 어렵게 살림을 꾸려가는 장노년 독립가구들이 마음을 모으면, 훨씬 더 좋은 주거환경에서 주거비와 생활비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그러나 가까운 관계일수록 계산은 분명해야 하고 사적인 이익추구가 당연시되는 우리 사회에서 개별 가구가 주거라는 중요한 경제적 통합을 이루는 것이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을 하였다. 그 결과로 경제적 통합에 앞서 참가자들이 함께 공유해야 하는 중요한 가치를 찾고 마음을 모으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함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그것은 결국 '공동체'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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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부터 나는 공동체를 이야기하고 다녔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는 이미 '공동체'에 대한 느낌을 잃어 버렸다. '공동체'란... "관념적으로 좋기는 한 것 같은데, 이룰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다.

 

반면에 소수이긴 하지만 이미 '공동체'를 경험한 사람도 여럿 만날 기회가 있었다. 주로 공동육아, 마을공동체, 협동조합 등의 분야에서 활동했던 사람들.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한 것은 상처다. 기대와 열의를 가지고 참여 했던 공동체에서 권력에 의한 서열화, 소외와 배제를 경험하며, 갈등을 겪고 싸우다 지쳐 떨어져 나왔던 아픔을 가진 사람들.

 

결국은 공동체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물론 경험했던 사람들 조차도 주거공동체에 대해 "이상적이긴 하지만 실현은 어려운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이에 대해 나는 "어렵긴 하겠지만 불가능하지 않으며, 초기 고비를 넘고 경험을 축적하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라고 이야기 하며, 여러 해외 사례와 청년주거공동체 우동사(우리동네사람들)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 우동사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우동사는 정토회 출신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라고.

 

맞다. 나는 이 주장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들은 정토회 자체를 이야기 하지만 나는 우동사의 탄생과 운영에 있어서 '정토회의 역할'에 주목한다. 나는 우동사에 있어서 정토회의 역할이 바로 시니어공동체주거에 있어서 우리 더함플러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공동체 갈등에 있어서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는 가치지향이 뚜렷하지 않거나, 공동체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을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는 공동체주거가 모두를 위한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더함플러스가 생각하는 공동체주거의 대상은 돈 보다는 가치지향적 삶을 추구하며, 권위적이지 않고 수평적 사고가 가능하며, 공동체를 고려한 배려심과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코디네이터로써 이런 분들이 서로 소통하며 관계를 맺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하여 안전하게 공동체주거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내가 만난 우동사 식구들은 나이를 떠나 인간적 성숙도가 높은 사람들이다. 우동사는 정토회 사람들의 종교적 공동체가 아닌, 법륜스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중요한 삶의 가치를 공유하는 청년들의 생활공동체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 더함플러스가 생활공동체에 필요한 가치지향을 뚜렷이 하고 그 가치를 지켜나갈 때, 인생의 경험과 연륜을 지닌 성숙한 시니어들의 멋진 주거공동체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