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품은 백악산 낙엽은 지고 겨울이 성큼
한양도성 주산 백악산 산행기
조선의 한양, 우리의 서울을 가슴에 품고 있는 백악산은 높이가 342m으로
나지막하여 산행 코스로 사랑 받고 있으나 오늘은 등산객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조선시대 도읍을 정할 때 최후의 승자가 된 주산 백악산!
좌청룡 낙산, 우백호 인왕산, 앞에는 남산을 두고 있다.
<1 백악산 등산로>
창의문안내소에서 입산신청서 쓰고, 표찰을 목에 걸어야만 오를 수 있다.
나무 계단으로 잘 다듬어진 성곽 길을 오르자 칼바람만 매서웠다.
“기상청 예보는 왜 이렇게 잘 맞는지” 갑작스러운 추위에 푸념이 나왔다.
앞만 쳐다보면서 급경사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니 백악산 정상이다.
비봉능선에는 단풍이 내려오다가 허리에 걸린 것처럼 붉은 색만 남아 있었다.
겨울은 이렇게 갑자기 오는가? 겨울 같지 않는 겨울이 더 춥다고 했다.
정상에 올라 호기를 부렸던 낭만도 오늘은 언감생심!
정상 표지석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 하산을 서둘렀다.
<2 백악산 정상>
하산하는 성곽 길은 경사가 완만한 능선으로 주위를 감상하면서 걷기 좋았다.
한양성곽은 원형과 복원한 부분이 어울려 잘 정돈 되어 있고
총알 박혔던 소나무가 아픈 상처를 되새기면서 외롭게 서있었다.
산행을 시작한 지 한 시간 남짓 지나서 흥인지문, 숭례문, 서대문(멸실)과 함께
4대문의 북쪽 문인 숙정문에 이르렀다.
<3 백악산 성곽>
“평지에 위치한 숭례문과 흥인지문은 국보와 보물이 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경사가 급한 산기슭에 위치한 숙정문은 출입이 거의 없었고 잘 알려지지도 않았다.
4대문 외에 혜화문(동소문), 광희문(남소문), 서소문(멸실)과 창의문(북소문)
4소문이 있다." 역사책을 다시 읽는 기분이었다.
다시 살펴보니 북소문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북대문으로 하산하였다.
말바위 안내소에서 목에 걸었던 표찰을 반납하자 뭔가 시원한 것 같았다.
삼청공원에는 붉고 노란 단풍잎은 낙엽이 되어 도로 위에서 뒹굴고 있었다.
“서울을 안고 있는 백악산, 낙엽도 가고 겨울만 성큼 다가오는가?”
<4 삼청공원>
칼바람 산행 후 보너스!
삼청동 골목에서 뜨끈한 칼국수 한 그릇으로 칼 추위를 녹이고,
오후 1시 경복궁에서 수문장 교대식을 관람하는 행운을 누렸다.
조선시대 수문장은 흥인지문, 동대문 등 도성문과 경복궁 등 국왕이
생활하는 궁궐을 호위하는 군의 책임자인데, 정해진 절차에 따라
광화문을 여닫고 근무교대를 통하여 임무를 수행하였다.
<5 수문장 교대식>
광화문 수문장 교대식은 옛 모습을 재현하는 행사인데,
외국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지 연방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백악산 3시간 산행은 몹시 추웠지만 매우 즐거웠노라고 말하고 싶었다.
취재 백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