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강렬하다.

등호를 가르는 붉은 색 부등호 표시.. 아 붉은 색의 의미가 책을 덮을 때까지 계속해서 가슴에 남는다.

 

<금수저-흙수저의 정치경제학: 주적은 불평등이다>

 

한때 주적 논란이 있었지만 실제 우리 사회를 짓누르는 주적인 불평등에 대한 분노와 무기력.. 이 추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따라서 나은 사회로 향하는 시발점이 될 수도 아니면 무기력하게 불평등을 받아들이는 진짜 헬조선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책을 단숨에 끝까지 읽어 내려갔다면 솔직히 과장일거다 싶다. 적어도 내 수준에서는 ..

읽다 되돌아가고 읽다 다시 생각하고 그렇게 한권을 넘어간 것 같다.

 

챕터의 제목마다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한챕터 챕터 모두 공들여 읽기를 권하지만 개인적으로는 7장에서 무릎을 탁쳤다.

 

1. 기적을 이루었으나 기쁨을 잃은 나라

2. 21세기 불평등은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가

3. 불평등은 필연적이고 해결불가능한가

4. 새로운 모습의 불평등

5. 정의롭지 못한 불평등

6. 왜 날이 갈수록 불평등이 심해지는가

7. 불평등 어떻게 줄일 것인가

8. 경제적 불평등과 불평등한 민주주의

 

최근 나는 행복의 경제학에 꽂히면서 행복의 총량을 늘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이며 그 노력에 대한 댓가를 지불할 수 있지 않은가를 상상하고 있다.

 

산업혁명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할 수 있는 동력을 찾은 것이었다면 4차혁명은 인간의 두뇌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재를 찾은 것으로 이제는 자신이 제공하는 노동에 대한 댓가로 임금을 받고 이에 기반하여 생활한다는 것 자체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 노동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에서 이제는 인간의 고유영역이라 생각되온 생각조차 AI가 대체하는 것이라면 일자리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장면에서 더이상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게 된 50+의 고민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우리 재단의 고민과 맥이 닿았다.

 

돈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 노동이라면 그래서 노동의 댓가로 받은 임금으로 소비하면서 행복을 사는 삶에서 벗어나 

 

자기가 좋아서 스스로 하는 활동이 '일'이고, 일 자체를 통해 직접적인 행복을 창출해낼 수 있다고 보는 점에서 노동과 일이 다르다는 저자의 견해가 그대로 50+에 와 닿는 것이다.

 

이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던 부분은 '기본소득'에 관한 내용이다. 아마도 나의 고민을 풀어주기 때문이어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50+의 책무는 결국 '지속가능한 공동체성에 대한 헌신'에 있다고 할때 핵심은 공동체의 범위를 어디까지냐 놓느냐였다. 즉 직접적인 일대 일 거래에 의한 보상이 아닌 선 순환을 전제로 하는 보상이 일어날 수 있는 범위가 공동체인 셈이고 이를 통해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 구축이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본소득이 공동체 안에서 가능한 것은 '우리'개념을 어디까지 확장하는가와도 연관이 된다.  흔히 가족이 기여한 바대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 양보하고 투자하는 것이 가능한 것처럼 보다 광의의 공동체로 확장된다면 이 기본소득의 개념을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경제학자인 저자는 기본소득을 주주에게 하는 배당의 사례를 들어 국가의 구성원인 국민들에게 하는 배당이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보았다. 경제학이 아닌 가족을 전공한 나로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용돈이나 노부모에게 드리는 생활비가 기본소득같은 것이지 아닐까 싶었다. 결국 공동체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한정하느냐에 따라서 기본소득이 가능하지 않을까? 이는 공동체 구성원을 함께 책임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한권 다 읽고나면 결국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정치와 정치행위라는 결론에 동의하게 된다. 

또한 무지보다 더 무서운 것이 비합리적 유식이라고 하는 것에서 바로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과정이 비합리적 유식을 넘어 합리적 유식으로 가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조심스런 긍정적 결론을 내리고 싶다.

 

저자 이정전 선생님은 행복 경제학을 고민해온 경제학자이다. 주요 저작으로 토지경제론, 두 경제학의 이야기:주류경제학과 마르크스경제학, 지속가능한 사회와 환경, 토지경제학, 환경경제학, 우리는 행복한가, 시장은 정의로운가, 우리는 왜 행복해지지 않는가, 우리는 왜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