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리더 맞아' 싶을 때...

 

업무에 몰입하다 혹은 성과에 예민하다 '이게 정말 맞는 방식일까?'를 반문할때도 있다.
그러는 순간에 권하고 싶은 책이 '성공하는 조직의 리더쉽 모델'이다.

 

조직 생활을 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경험하게 될 '여성리더의 이야기이자 여성리더의 필독서이다. 나아가 ' 이를 넘어 여성과 함께 일하는 모든 조직원들을 위한 필독서이기도 하다. 저자의 고민과 실천이 담긴 책이기에 더 그런 것이라고 보여지지만 여성리더를 떠나 모든 리더가 한번은 꼭 정독해보기를 권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조직생활을 여성조직에서 시작하였으니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재직하는 기관을 넘어 상대해야 하는 모든 기관들, 특히 공조직의 경우 이해하기 어려운 '룰'이 있었다. 초기에는 이것이 '조직의 쓴맛'이려니 했고 학교에서 공부만 한 샌님이니까  혹은 여성이니까 내가 감당해야 할 내 몫으려 여겼와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만의 문제' 가 아니라 '여성이 조직에서 경험하게 되는 갈등과 좌절'이 대부분 유사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것이 여성과 리더를 통합해내지 못하는 한계라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조직이 여성울 통합하기 위한 접근 방식으로 필자는 4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일방적으로 여성이 기존조직에게 적응하도록 요구받는 것이다. 아마도 내가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지나면서 조직생활은 '남자들과 똑같이' '남자 못지 않게' 라는 단어로 요구받았던 방식이 바로 이게 아닐까 싶다. 남성들과 경쟁해서 지지 않는 것이 내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여긴 것이다. 둘째 동등기회 접근이다. 이는 여성의 특수한 여건을 고려하여 여성을 보호하거나 배려하는 차원에서 제도를 부분적으로 수정하거나 추가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아마도 현재 많은 조직이 이 수준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이 경우 여성을 낮은 지위에 고착화시키고 배려의 대상으로만 좋게 함으로써 조직차원에서 여성을 기피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셋째는 다양성을 찬양하는 방식이다. 여성과 남성의 다름과 차이가 조직에 이롭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물론 이상적이다. 그렇지만 이런 이상은 현실이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에선 오히려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할 위험이 있다. 현재 나의 고민이 이 상황인것같다.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설명하고 서로 다른 조화를 이야기할때 '그래.. 결국 다른 거잖아' 로 귀결되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것이다.
네번째는 점진적 변화전략이다. 이는 조직의 성불평등 원인에 대한 근본적 분석을 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점진적 과제를 도출하고 개선경험을 축적해나가는 것이다. 진입부터 시작해서 하나하나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 구조적 불평등이 작동하지 않는지 각을 세우는 것이다. 그런데 이 단계로 가기 위해선 상당한 감수성과 훈련이 필요할 것같다.

 

또한
'여성리더는 지나치게 여성적이거나 지나치게 남성적이지 않으면서 늘 정교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
이 말의 뜻을 여성리더라면 바로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여자답지 않다는 것이 때로는 칭찬이 되기도 하면서 동시에 여자답지 않다는 것이 부정적 평가가 되는 모순을 말이다.

 

이외에도 이 책에서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중 하나는 여성리더가 지니고 있는 '현업마인드'이다. 나 역시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내 경험으로는 여성관리자들은 조직원의 수가 많아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본인이 관리할 수 있는 적정규모를 넘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성 관리자들은 일정수가 넘어가면 바로 다시 재구조화함으로써 관리자를 중간에 앉히는 대안을 선택하곤 했다. 그리고 그렇게 관리자들만을 부릴 수 있을 지위가 주어지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였다. 여직원들이 여전히 자신의 업무에서의 전문성과 독자적 내 영역을 원했던 것과 많이 대조되곤 했다. 아마도 나 역시 경영 전반을 보는 직책을 맡지 못했다면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자의에 의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 직의 경험이 나를 성장시킨 것은 분명하다. 조직에서 여성들을 승진시킬때 당사자의 다양한 업무 경험과 관리 능력을 두루두루 인정해서라기 보다 특정업무나 부서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라는 부분에 너무나도 공감이 간다. 더 나은 시스템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는 것을 나도 때로 깜빡깜빡하곤 한다. (사실 요즘 이 부분이 매우 찔리고 있다.ㅎㅎㅎ)

 

책 뒷부분의 구체적인 조직과 다양한 사례들은 덤으로 읽는 재미를 누리기에 적합한 듯 하다.

 


참. 어쩌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여성보다 남성들이 더 급한지도 모르겠다.
나같은 고민을 하는 여성리더 그리고 여성리더와 함께 일해야 하는 모든 조직원들에게 권하고 싶다.

 

1부 성별 다양성과 젠더통합리더쉽
   1장. 새로운 리더쉽이 필요하다.
   2장  조직의 성별 다양성 관리와 젠더통합 리더쉽

 


2부 남성중심 조직과 여성리더
  3장 리더쉽과 젠더에 관한 논의
  4장 남성중심 조직과 여성리더의 도전

 


3부 여성리더의 육성과 젠더통합 리더쉽의 과제
  5장 여성리더 육성을 위한 핵심주제
  6장 여성리더 육성을 위한 지원전략
  7장 조직의 성별다양성 증진과 젠더통합을 위한 과제

 

저자 김양희 샘은 여성환경연대의 공동대표이자 실제로 삶에서도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등을 지낸 연구자이고 리더쉽 관련 강의와 저서활동을 다양하게 하고 있는데. 이런 고민을 하면서 책을 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진짜 멋진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