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섶다리에코트레킹” 커뮤니티 인터뷰를 위해 2022년 7월 7일 오후 2시 세검정 인근의 집합 장소를 찾았습니다. 찜통 같은 무더위 속에 한 두 분씩 회원들이 모이더니 대표이신 소곰 이여송 선생님이 도착하자 아연 활기를 띄기 시작했습니다. 매주 30명 이상 모여서 커뮤니티 활동을 한다고 하는데 이날은 폭염을 뚫고 15분의 회원이 탕춘대성에서 인왕산 정상 그리고 수성동 계곡을 거쳐 체부동 잔치국수 집까지 이탈 없이 참여했습니다. 해산할 때 시각이 오후 8시 30분이었으니 적어도 6시간 30분을 저도 참여한 회원들과 어울렸던 셈입니다.
감히 이 커뮤니티에 대한 정의를 내리자면 “유쾌, 상쾌, 통쾌”, 그리고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의 간판 커뮤니티라고 하겠습니다. 소곰 선생의 유쾌하고 정겨운 해설에서 느껴지는 자연 생태와 우리 문화 유산에 대한 박식한 이해, 참여자 개개인의 현역 시절 빛나는 과거와 회원 간의 유대가 빚어내는 상쾌함, 그리고 모두가 주연으로 활약한 통쾌한 커뮤니티였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들을 가족처럼 결속 시키고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다음 주 트레킹을 기다리게 하는 걸까요?
학습지원단 소속인 저는 해야 할 커뮤니티 인터뷰는 제쳐 둔 채 그들과의 대화와 몸짓을 공유하면서 그들이 뿜어내는 사이비 종교 같은 마법에 빠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붕 뜬 마음을 추스리고 소곰, 돌콩을 비롯한 저마다 개성 있고 배려심 깊은 활기찬 회원들을 떠 올리면서 그날 오후에 일어난 일들을 곱씹었습니다.
현장 인터뷰를 못한 관계로 소곰 선생께서 며칠 뒤 서면 인터뷰를 보내 주셨습니다. 진심과 성의에 가득 찬 장문의 인터뷰 답변을 보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아주 약간의 포장을 한 뒤 그대로 올리는 것 뿐. 그것이 예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섶다리의 뜻이 무엇인지. 인생 일모작, 인생 이모작 사이에 “사이모작”이 왜 필요한 지 소곰 선생의 서면 답변에 모든 것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소곰 선생 자신만의 내공 있는 글쓰기 방식을 제가 바꾸어야 할 이유도 찾지 못했습니다.
또한 3천 명 이상이 수료했다는 커뮤니티의 모태가 된 “인생 설계 아카데미 숲 학교”는 이미 레전드 급이고, 어떤 커뮤니티가 매주 30명이 넘게 참여해서 다이내믹하게 활동하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첫 인상이 다소 진부한 작명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알고 나면 진주 같은 이름인 “섶다리에코트레킹”은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의 자산 1호임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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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섶다리에코트레킹 서면 인터뷰
행위 : 'Supdari Eco-Trekking Pleasure'
주체 : 'Supdari Eco-Treker'
작성 : 섶다리에코트레킹 대표 소곰 이여송
“섶다리에코트레킹”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그 이유는?
섶다리.
‘섶다리’는 Y자 모양의 나뭇가지를 잘라 거꾸로 박고 기둥을 세운 뒤 그 위에 솔 가지 같은 섶 나무를 얹고 흙과 뗏장을 덮어서 만드는 간이 다리를 말한다.
섶다리는 추수가 끝난 늦가을에 놓은 뒤 이듬해 장마가 들기 전까지 사용했다. 섶다리는 줄 배라 불리는 나룻배와 더불어 강을 건널 수 있는 소중한 수단이었다. 여름 장마가 들면서 물이 불어 떠내려간 서민의 다리 섶다리는 나중에 물고기들의 서식 처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렇듯 섶다리는 생태적으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나무나 사람이나 새롭게 시작한다는 건 두렵기도 하고 힘든 과정이 뒤 따른다. 자연산 소나무를 곧장 정원에 옮겨 심으면 바로 고사한다. 그래서 자연산 소나무는 ‘모찌꾸미(사이모작)’ 단계를 거치며 ‘목생 이모작(정원 소나무)’으로 건너간다. 사람도 인생 일모작을 마치고 곧장 ‘인생 이모작’으로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곧장 인생 이모작 한다며 준비 없이 프랜차이즈 도전했다가 망한 사람 여럿 봤기 때문이다.
‘섶다리에코트레킹’라는 단체에서 ‘사이모작’의 단계를 거치면서 서두르지 말고 나를 돌아보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시간을 갖고 찾아보면서 인생 이모작으로 건너 갈 것을 권하고 싶다. 인생 일모작과 인생 이모작 사이를 잘 건널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가 서로에게 ‘섶다리’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섶다리’를 대표 키워드로 선정했다.
현재 커뮤니티에서 주력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섶다리에코트레킹의 행위와 주체를 다음과 같이 명명했다.
- 행위 : 'Supdari Eco-Trekking Pleasure'
- 주체 : 'Supdari Eco-Treker'
‘섶다리에코트레킹’은 현재 4개의 나무의 몸짓project를 진행하고 있다.
첫째, 나무의 몸짓project1은 ‘음악 듣고 ‘사이毛作’ 건너가기’다. 매월 계절과 사회적 흐름에 맞는 음악을 선정하여 공유한다.
둘째, 나무의 몸짓project2는 ‘책 읽고 ‘사이毛作’ 건너가기’다. 매월 책을 한 권 추천하고 읽는다.
셋째. 나무의 몸짓project3은 ‘무지개 오카리나 숲으로 ‘사이毛作’ 건너가기’다. 섶다리에코트레커들 7명이 모여서 매주 나무 요일 오전에 오카리나를 연습하고 오후에 트레킹 할 때 숲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넷째, 나무의 몸짓project4는 ‘걸음아 날 살려라!로 ‘사이毛作’ 건너가기’다. 매주 나무 요일(목요일)오후에 3시간 씩 서울과 경기 인근의 숲을 다같이 걷는다. 매년 연간 계획표에 의해 트레킹이 진행된다. 1년에 두 번 정도는 장거리 1박 2일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럼 여기서 사이모작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가겠다.
‘사이毛作’ 이란 무엇인가?
산에 있는 소나무가 조경수로 거래되면서 흔히 사용되는 단어 중에 ‘아라끼’와 ‘모찌꾸미’라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들은 외래어인데 조경 업계에서 많이 쓰고 있고 때에 따라서는 이런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의사소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사용하기도 한다.
‘아라끼’는 자연산 소나무를 말한다. 현재 산에서 자생하고 있는 상태에서 소나무를 거래할 경우 ‘아라끼 소나무’라고 부른다.
‘모찌꾸미’는 자연산 소나무를 일정한 장소에 이식해서 활착시켜 놓은 것을 말한다.
자연산 소나무가 이식의 위험성 때문에 상품성이 약한 반면 ‘모찌꾸미 소나무’는 확실한 상품이 된다. ‘반모찌꾸미’는 ‘모찌꾸미’처럼 완전한 이식은 아니고 자연 상태에서 뿌리 돌림을 해 놓은 소나무를 말한다.
사람이 키운 소나무는 ‘재배 목’이라고 부른다. 재배 목들은 어렸을 때부터 이식과 전지 등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연산 소나무의 ‘모찌꾸미’와 비슷한 상태로 생각하면 된다.
자연산 소나무가 ‘모찌꾸미’ 단계를 거치는 것을 나는 ‘사이모작’이라 부르고 싶다. 즉, 50플러스 세대에게 사이모작이란 ‘인생일모작’과 ‘인생이모작’ 사이를 말하는 것이다. 또한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는 50플러스 세대에게 ‘일과 삶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고 있는데 소나무로 치면 ‘베이스캠프’가‘모찌꾸미’ 즉, ‘사이모작’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자연 상태에서 잘 자라던 소나무는 새 땅에서 활착하려면 4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자연 상태에 있던 소나무는 잔가지가 잘려나가고, 미리 뿌리 돌림을 해 놓았기 때문에 새 뿌리를 활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이미 배운 대로 미국에서 들여온 ‘리기다소나무‘는 척박했던 우리의 산을 비옥하게 일궈놓고 이 땅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나무나 사람이나 새롭게 시작한다는 건 두렵기도 하고 힘든 과정이 뒤 따른다. 자연산 소나무가 ‘모찌꾸미’ 단계를 거치며 ‘목생 이모작’을 시작하듯이 사람은 인생 일모작을 마치고 ‘인생 이모작’을 시작하면서 ‘섶다리에코트레킹’ 커뮤니티 라는 단체에서 ‘사이모작’의 단계를 거치면서 서두르지 말고 나를 돌아보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시간을 갖고 찾아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인생 후반부의 삶이 길어지면서 한국 사회가 한 번도 이런 상황을 겪어 본 적이 없다. 지금 우리같은 또래의 어른들에겐 이런 상황에 대한 모범 예시가 없다. 한국사회에서 남성, 여성 모두 60 이후에 70 이후에 뭘 해야 한다는 모범 답안이 없다. 어찌 보면 차선이 없는 도로 한 복판에 내 던져진 상태와 같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럴 땐 다음에 제시되는 세 가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고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첫째, 모범 예시가 없는 인생이모작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건 소나무가 새 땅에서 활착하기 위해선 4배의 힘듦이 요구되듯 나 또한 4배의 힘듦이 요구된다는 것을 인정하면 나의 힘듦이 조금은 다독여 질 것이다.
둘째, 이럴 땐 ‘사이모작’의 단계를 거치면서 나무 수액을 맞으면 된다. 나무 수액을 맞는다는 의미는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마련한 ‘섶다리에코트레킹’이라는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서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또래들과 서로 이야기 해 보면서 인문학적인 소양도 쌓고, 자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자연을 산책하며 자연이라는 책(無字天書 : 글자는 없지만 하늘이 만든 책)읽으며 숲에서 나무와 들풀, 곤충, 새들이 주고받는 사이(relationship)를 알아채서 내 삶의 지혜를 얻는다.
셋째, 내가 꿈꾸는 미래는 혼자서는 이룰 수 없다. 누군가를 만나면서 이야기해보고 내 삶을 ‘사이모작’ 해 보는 시간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사이모작은 음악을 만나는 것일 수도 있고, 따뜻한 친구를 만나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는 만나고 만들어가야 한다. 새로운 業을 찾아 나설 때는 늘 두렵기 마련이다. 냇물이 강물을 뒤로하고 바다를 만나기 위해 나아가듯 나무는 작년 가지를 뒤로하고 금년 가지를 앞으로 옆으로 위로 나아가며 새 하늘과 새 세상을 만나며 자신의 변화와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살아 있다는 것은 사방으로 뻗어나가면서 철저히 외부를 향한다.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세상과 결합하는 나무로부터 우리는 아직도 배울게 많다.
넷째, 인생 1모작 시기가 교육받는 것이었다면, 인생 2모작 시기는 사회적으로 홀로서는 시기다. 인생 3모작 시기는 바로 대화(talk)다. 자신과의 대화, 자연과의 대화를 통해서 자신이 이 세상에 온 이유를 알게 되면 그것을 나는 業이라 정의한다. 業을 찾게 되면 해야 할 일들의 수많은 길이 보일 것이다. 업을 알아내는 비법은 자연을 걸으며 생각하면서 내가 욕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채고 그것을 실행하며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다.
(트레킹을 시작할 때는 “여러분 그 자체여서 고맙습니다”, 끝나고는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합니다”라고 우렁차게 인사를 하면서 시작과 마무리를 한다.)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을 알려주세요.
2016년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주관한 ‘서울의 숲으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프로그램과 2019년부터 진행된 ‘인생설계 아카데미 숲학교 프로그램’을 통해서 만난 50+세대들이 생태적 감수성을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모였다. 2017년 7월 발기인 모임을 갖고 첫 트레킹을 횡성 명품 숲에서 짚신을 신고 걷는 체험을 했다. 처음엔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트레킹을 했는데 차츰 그 분위기가 처지는 것 것 같아 2019년부터 매주 1회로 트레킹을 진행해 오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멈춤 없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커뮤니티가 가진 강점과 구성원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섶다리에코트레킹의 강점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 구성원들로 이뤄졌기 때문에 다양성이 존중되고 있으며, 생태적 감수성이 풍부하여 건강한 생태 실천가를 꿈꾸며 한 걸음씩 그 꿈에 다가가고 있다는 것이다. 'Supdari Eco-Treker'모두가 자연을 주기적으로 찾아 그곳에서 쉼을 얻고 함께하는 'Supdari Eco-Trekking Pleasure'를 통해서 생명의 네트워크에 접속했다는 사실이 또한 큰 강점이다.
커뮤니티 섶다리에코트레킹과 함께하면 이런 점이 좋다! 자랑 한마디
나이 들어가면서 몸과 마음 건강을 챙기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혼자서는 용기가 나지 않는 숲을 걷는 행위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최고의 수단이다. 이곳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최고의 자랑이다.
구성원 모두가 이런 같은 목적에 따라 행동하고, 상하관계 없이 대등한 입장에서 참여하기 때문에 들고 남이 자유스럽다. 트레커로서 활동하다가 매일 출근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언제든 직장에 출근하고 다시 쉼의 시간이 오면 다시 걸으면 된다는 것이 자랑이다. 섶다리에코트레킹은 구성원 모두의 ‘비빌언덕’이다.
커뮤니티 고유의 콘텐츠 개발과 활동을 위해 어떤 준비과정을 거치셨나요?
2017년 6월 합정동 카페 "허그인"에서 발기인들이 모여 커뮤니티에 대한 커뮤니티 이름을 정했고, 기타 활동에 관한 규정들을 정했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순간과 극복 방법은 무엇인가요?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의 단체이기 때문에 늘 어려움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이 커뮤니티가 연륜이 쌓여가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럴 때는 섶다리에코트레킹의 대표로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다음 글은 섶다리에코트레킹 단체 소통방에 올린 예시 글이다. 그 글은 ‘작심하고 씁니다’로 시작된다.
“작심하고 씁니다.
프랑스 철학자 메를리 퐁티(Maurice Merleau-Ponty)는 우리가 서 있는 것은 신체의 강건함이나 근육의 신경 통제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세계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니, 이러한 참여가 와해되면 신체는 무너진다고 했다.
소곰선생은 말합니다.
나무는 흔들리지 않아서 강한 것이 아니라 서로 어울려서 강한 겁니다. 나무들이 살아가기 위해 수많은 전략을 구사하지만 그 중에 으뜸은 서로 어울리는 조화로운 삶입니다. 만나고 많이 만들어 가며 우리 모두는 조화롭게 잘 살아 가야 합니다.
섶다리에코트레킹이라는 ‘인간의 숲’은 어느 한 개인이 꾸려가는 ‘인간의 숲’이 아닙니다. 구성원 모두가 주인인 ‘인간의 숲’이지요. 앞으로 고려되어야 할 내용을 공지합니다.
첫째, 단체 톡 방에 올려 드리는 공지의 글과 내용들 꼼꼼히 살피시고,
둘째, 트레킹 할 장소에 대한 사전 정보도 알아보시고 하면 좋겠습니다.
셋째, 트레킹하기에 좋은 곳이 있으면 언제든 추천도 해 주시구요.
넷째, 가는 곳 인근에 명소가 있으시면 정보도 제공해 주시면 더더욱 알찬 트레킹이 될 것 같습니다. 섶다리에코트레킹은 우리 모두가 꾸려나가는 ‘인간의 숲’입니다.
그리고 간식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합니다. 각자 드실 것만 가져오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앞으론 제게 일절 간식 제공하지 말아 주십시오. 저는 집에서 나갈 때 보다 돌아올 때 배낭이 더 무거워서 어깨가 빠져버릴 것 같습니다. 다음 주 부터는 어떤 간식도 사양하오니 서운해 하지 마십시오. 저는 머리가 너무 커서 걷는데 많이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겨우겨우 걷고 있습니다. 더 먹으면 머리가 더 커져서 걷기 힘듭니다. 그렇다고 너무 살을 빼서도 안 됩니다. 머리가 너무 커서 목이 부러질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먹고 살 것은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마포구 앵봉산 트레킹)
커뮤니티 운영과 활동을 경험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자유’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이곳에 구속되어지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유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새가 하늘을 나는 자유를 얻기 위해 오줌보를 없애고, 창자를 짧게 하고, 뼈 속을 비우고, 가슴 근육을 발달 시켰다. 이렇듯 섶다리에코트레킹 구성원들이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진정한 자유를 얻고자 한다면 개인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가능하다.
센터와 함께 시도해보고 싶은 사업(또는 활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나무가 묻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얼마 전 영국 BBC방송국에서 뉴스를 내보냈는데 그 제목이 “강아지도 미세먼지 마스크를 써야하는 나라 대한민국”이라는 것이었다. 생존의 필수 요소인 공기, 물, 식량이 부족해지고, 토양의 오염으로 식량 생산에 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2016년 기준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세계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23%에 불과하다. 거기에 유엔식량농업기구는 화학비료와 농약의 과다 사용으로 우리나라도 60년 후가 되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사람이 매주 신용카드 1장 분량의 미세 플라스틱을 먹는다. 먹고 마시는 일상이 두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알고 계신가요? 사람은 기본적으로 호흡작용을 통해 생명유지 기능에 필요한 산소를 식물로부터 공급받고 몸속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때 나무도 호흡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공급받고 몸속의 산소를 배출한다. 호흡의 주된 목적은 산소를 얻기 위함이 아니다. 이산화탄소를 우리 몸속에서 빨리 제거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최근, 그리 멀지 않은 2018년부터 미세먼지 문제가 대두되었다. 사람과 나무가 주고받는 탄소 교환활동에 문제가 생겼다. 사람도 힘들고 나무도 힘들다. 나무는 나뭇잎의 나뭇잎 뒷면(해면조직)을 통해서 호흡을 하는데 미세먼지가 많아지면 나뭇잎 뒷면의 기공이 막혀 나무도 호흡에 문제가 생긴다. 소중한 인간이라는 존재도 박테리아가 없으면 소화가 안 되고, 식물이 없어지면 호흡을 못하는 그야말로 마마보이 신세다. 나무가 “나는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요?”라고 묻는 질문에 우리 모두는 답해야 할 때다.
나무가 나무랍니다, “당신 앞으로 10년 어떻게 할 거냐고?”
(안산 자락길에서)
스웨덴 ‘그레타 툰베리’라는 16세 소녀는 “자신들이 배출해 놓은 이산화탄소를 미래 세대에게 떠넘기는 어른들을 용서할 수 없다”고 부르짖고 있다.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려면 모든 과학자들이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화를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을 가늠할 수 있는 기간은 앞으로 10년이다. 2030년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 인류도 어느 날 갑자기 공룡처럼 사리질 수도 있다고 한다. 포괄 안보개념이란 정치, 경제, 환경 등 비 군사 분야까지 안보가 확장된 개념이다. 기후위기로 물이 부족해지면 먹을거리가 생산되지 않을 것이고 먹을거리가 없으면 먹을거리가 있는 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나라와 나라 지역과 지역 간에 전쟁이 발발할 수 밖에 없다. 2030년까지다. 앞으로 10년이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는 세계 10위권이다. 일등을 못하면 못 배기는 나라다, 그래서 OECD 국가 중 온실가스 배출 1위, 온실가스 증가율 1위, 기후 위기 대응 수준은 끝에서 1등이다. 인류는 코로나19는 극복하겠지만 미세먼지와 기후위기 극복에는 많은 의문점이 도사리고 있다. 내가 사는 마을이 깨끗해지면 모두에게 좋지 않느냐?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내 집을 치운 뒤 이웃에게 청소하라고 하면 명분이 확실해 진다'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모두의 적극적인 동참과 관심을 기대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후위기 문제를 말하면 뜬금없다는 반응이었다. 기후위기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자원과 에너지를 과다 소비하는 사람을 '한 달에 200만원 버는데 350만원 씩 쓰는 친구' 라고 말할 수 있다. 지구가 1년에 만들어 줄 수 있는 깨끗한 물과 공기, 목재는 제한되어 있다. 빌린 돈을 다 쓰고 나면 은행에 가서 다시 빌릴 수 있고, 안되면 가족, 친구에게 사기를 칠 수는 있지만, 자연 자원을 빌려줄 지구는 하나 뿐이다. 자연의 생존이 곧 인간의 생존인 셈이다. 숲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영역과 자원을 놓고 벌이는 생물들 간의 치열한 삶의 모습이 때로는 날 감동시키고 때로는 날 부끄럽게 만든다. 숲은 나름의 자연스런 생태계로 유지되기 때문에 숲은 사람 없이도 아주 잘 살 수 있지만 사람은 숲 없이 살 수 없다. 나무가 “당신 앞으로 10년 어떻게 할거냐고?”라고 묻는 질문에 우리 모두는 답해야 할 때다.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및 50플러스세대와 함께 1건, 2식, 3감 운동을 해보고 싶다.
1건-유기농, 태양광발전 건립하기
2식-나무심기, 케냐프(식물)심기
3감-화석에너지, 비닐 플라스틱, 수입육고기 덜 사용하기
(무지개오카숲 팀의 숲속 오카리나 공연 모습/ 매주 나무요일에 진행)
코로나19 이후 커뮤니티의 활동과 운영계획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섶다리에코트레킹 커뮤니티는 현재 4개의 나무의 몸짓project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중 첫째, 둘째는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때 만들어진 프로젝트다. ‘음악 듣고 사이모작 건너가기’, ‘책 읽고 사이모작 건너가기’다. 섶다리에코트레킹은 야외에서 진행되는 커뮤니티 활동이기 때문에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진행해 왔다.
50+세대에게 커뮤니티 활동이 필요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잉크가 말라버린 명함을 이제는 과감히 던져버려도 될 만한 특별한 소속감이 필요한 50+세대에게는 같은 경험을 요구하는 커뮤니티 활동은 무엇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싶어요. 어떤 경로를 통해 가입할 수 있나요?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매년 주관하는 ‘인생설계아카데미 숲학교’를 수강하고 섶다리에코트레킹 커뮤니티에 가입하면 된다. 그 이유는 숲학교에서 기본적인 생태적 감수성을 확인하고 느끼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래야 기존 구성원들하고 유대감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간혹 숲학교를 통하지 않고 지인 소개로 가입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런 사람들도 반드시 숲학교를 수강하고 있다.
2022년 센터와 함께 시도해보거나 제안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슬기로운 걷기생활”
(인왕산 기차바위)
커뮤니티 운영과 활동을 경험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50플러스 세대는 아직도 누군가 뭘 해주길 바라고, 가만히 앉아서 받아 먹는데 익숙하고, 편리함을 엄청 추구 하는 세대다. 따라서 섶다리에코트레킹 커뮤니티가 대표 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닌 구성원 모두가 주인인 커뮤니티라는 것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때로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코스 개척과 개발한 코스의 리딩을 책임 있게 진행시켜 보면서 주인의식을 갖도록 애쓰고 있다.
커뮤니티가 지속되기 위한 운영 노하우가 있다면?
단순히 걷는 모임이 아닌 재미와 의미, 빌미를 제공하기 위해 현재 운영 중인 4개의 나무의 몸짓프로젝트는 대표의 노력과 더불어 소속된 회원들의 추천과 트레킹 리딩 등 어우러짐이 있기에 가능했다.
4개의 프로젝트 외 수시로 시 낭송하기, 구성원들이 걷는 길에 이름 붙여주기(생각나면 다시오길, 간만에 걸어보길, 한 번쯤 숨차보길, 뒤돌아보면 그리운 길, 문득문득 가고픈길, 아껴가며 걷고픈길, 마음껏 숨쉬길, 한걸음 숨한번 또한걸음 숨한번길) 등 다양한 활동으로 기존 산악회 등과는 완전한 차별화를 이뤘다고 자평하고 있다.
앞으로의 커뮤니티 운영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지금은 서로 관계를 형성해 가는 과정 중에 있다. 관계형성이 어느 정도 이루어 진다면 생태마을 공동체를 꾸려 숲학교를 운영해 보고 싶다. 트레킹 중간 중간에 이런 내용들을 서로 공유하며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다.
50+세대와 센터에게 어떤 단체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커뮤니티 활동으로 구성원들 모두가 사회적으로 건강한 삶의 원동력을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단체로 기억되고 싶다.
(2022. 7. 7 인왕산 정상)
학습지원단 정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