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봉제 교육 입문’ 4기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전환기 중장년 집중 지원을 위해 2023년 직업전환 탐색 과정으로, ‘맞춤형 봉제 교육 입문’ 과정을 여덟 차례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봉제 분야로의 취업이나 창업을 하고픈 서울시 중장년에게 봉제 기초 입문의 기회를 주는 원데이 클래스 성격의 실습 교육이지만, 의류 패션 분야 전문기관인 서울패션제조지원센터(서울창신솔루션앵커) (https://www.sfsc-changsin.or.kr/)와의 협력이니만큼, 취미 삼아 나들이해볼 수준은 넘어선다.
ⓒ 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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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10월26일 4기생 교육 현장을 참관했다. 아침 9시부터 시작되는 교육인데, 봉제로 유명한 창신동 골목이 어찌나 오밀조밀한지 서울창신솔루션앵커를 찾는게 쉽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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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차 교육 모두 서울창신솔루션앵커의 정수진 특수 봉제 교육 강사가 맡아 오후 1시까지, 쉬지 않고 수업을 진행한다. 먼저 서울시의 봉제 현황 알아보기, 서울창신솔루션앵커 둘러보기, 봉제 기기에 관한 간단한 이론이 한 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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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기본 봉제 실습으로 재봉틀로 10줄 직선 박기가 30여 분 이어졌다. 눈이 침침해 바늘구멍이 안 보여 실을 못 꿰겠네, 우리가 쓰던 예전 재봉틀이 아닌 첨단 공업용 본봉 재봉틀이라 무섭다는 등 엄살 섞인 투정도 나왔지만, 모두 봉제에 관심 있는 4-50대 여성들이어서인지 스르륵스르륵 직선 박기를 마쳤다.
ⓒ 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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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님은 “직선 박기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내 작품을 만들어보면 정말 행복하다.”라며 팝콘백과 가오리 티셔츠를 만들어보자고 하셨다. 강사님이 디자인과 재단을 마치고 상세한 설명서까지 곁들인 키트를 나눠주자 다들 와, 하며 즐거워했다.
ⓒ 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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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록볼록 폭신한 느낌의 천으로 만들어져 구름백, 혹은 퀼팅백으로 불리기도 하는, 요즘 한창 유행하는 작은 사이즈의 초록색 팝콘백과 짙은 색의 가오리 티셔츠를, 고작 반시간 직선 박기를 해본 수강생들이 완성할 수 있을까?
ⓒ 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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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강사님이 한 명 한 명 친절하게 지도해준 덕분에 신축성 있는 천을 촘촘하게 눌러가며 박음질하고, 뒤집고, 단추를 달아 팝콘백을 완성했다. 가오리 티셔츠는 집에서 간단히 손바느질만 하면 될 정도로 마무리했다. 작품 두 점씩을 들고 강사님과 단체 사진까지 찍은 수강생들의 뿌듯한 표정.
ⓒ 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이렇게 교육이 끝난 뒤 강사님께 어떤 성격의 사람이 봉제에 적합하냐는 우문을 던졌다. “지나치게 꼼꼼한 사람은 조금만 눈에 거슬려도 다 뜯어내니 진도가 느리긴 합니다. 과감한 사람이 사업을 잘 해내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성격보다 적성, 감각에 좌우되지요.”라는 현답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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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패션제조지원센터(서울창신솔루션앵커) 김현아 센터장과 센터를 둘러보며 설명도 들었는데, 봉제에 관한 한 거의 모든 것을 도와주는 곳이라, 친구들과 팀을 만들어 에코백이라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봉제 전문가들이 노령화되어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곳에선 부족한 인력이 유입되도록 봉제 관련해선 모든 걸 도와준다. 100장 200장의 작은 단위 주문은 공장에서 잘 만들어주지 않지만, 이곳에선 패턴을 몰라도 디자인만 정확하게 해오면 CAD로 작업해서 마카가 자동으로 종이 본을 출력해주고, 그에 맞추어 천 재단까지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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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전시 공간에선 매달 한 작가의 작품을 집중 전시하고, 온라인 판매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 취미로 해보고 싶은 분들이 5명 이상의 팀을 구성해 오면 장식 참(Charm)이나 스티치 단추 등의 예쁜 장신구를 만들어볼 수 있다. 서울패션제조지원센터는 서울 전역에 패션 4개소, 기계 금속, 양말, 가죽 그렇게 7개 솔루션앵커를 두고 있다.”
ⓒ 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그림 그리는 친구랑 왔다며 서로 도와가며 즐겁게 작업하는 40대 수강생 김00씨로부터, 수강 소감은 물론 섬유 봉제 패션에 관한 전문적인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다. “수출 전문 섬유 회사에서 직물 디자인을 담당했다. 따라서 봉제에도 관심이 있었고 동대문도 자주 드나들었지만, 잘 몰라서 참여해봤다. 나처럼 봉제를 전혀 모르는 사람을 위한 수업은 드물다. 어느 정도 재봉질을 해봤거나 숙련된 분을 위한 인큐베이터형 교육은 많지만, 내가 봉제를 잘 할 수 있을까, 하고 알아보려는 이를 위한 입문반이 없었기에 무척 감사한 마음으로 신청했다. 직접 나만의 백과 티셔츠를 만들어 보니 정말 재미있었다. 숙련공이 되고 취업과 창업을 하려면 무척 힘들고 오래 걸린다는 걸 잘 안다. 섬유 관련 산업은 보수적인 3D 업종인데다, 중국 상품 대량 유입, 남의 디자인 베끼기 등으로 산업이 기울고 있어 안타깝다. 재능만 있으면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등, 기술적 지원이 많아지고 있으니,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들어와 우리나라 디자인 의상도 세계적 명성을 얻었으면 한다.”
6명씩, 여덟 차례면 48명. 이 중에 봉제로 인생 2막을 열어보겠다는 분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즐겁고 생산적인 무료 교육 ‘맞춤형 봉제 교육 입문’ 과정이 많은 분에게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 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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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eastok7@naver.com)